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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더 페이버릿 / 요르고스 란티모스


" 가끔은 총알을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헷갈려. "




 너무 좋아서,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자들끼리 싸우고 여자들끼리 머리 쓰고 여자들끼리 사랑하고 여자들끼리 섹스도 하는 영화라니…, 영화를 보러 가기 전날에 트위터에서 의도치 않은 스포일러를 당했는데, 섹스치정극이라기에 당연히 늘 그렇듯 오늘도 여성애자들이 행복회로를 돌리는 거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잘 쓰여진 레즈 팬픽이 예산을 무진장 많이 바르고는 캐스팅까지 완벽하게 되어 실사화된 느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팬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흠, 그건 캐스팅 문제로 말이 많았으니 논외로 치자.


 사실 세계사에 그다지 박식한 편은 아니라서, 영화를 보고 나온 직후에 실제 역사를 찾아봤는데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냥 좋아서… 특별히 덧붙일 말이 없다. 근래 본 외화 중 자막 크기가 가장 컸고(정말 크다!), 번역이 재치 있고, 심의를 15세에 맞춘 게 좀 의아하고 신기하고 그랬다. 아, 작 중 이성애 장면도 자주 나오는데, 이성애를 다룰 때와 동성애를 다룰 때 연출의 시선이 일관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자끼리 섹스하는 게 뭐… 대수냐? 싶은 스탠스라서 재밌었다. 권력을 향한 여성들의 섹스 스캔들이라니, 이미 눈물이 나서 객관적 크리틱이 어렵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