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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돌이킬 수 없는

요즘은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예전처럼 사는 게 가능할까.

모르는 누군가와 가까워지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겨우 알게 된 사실을 여러 번 곱씹으며 즐거워하고,

모든 차이와 껄끄러움과 무관심을 그냥 뭉개고 무시하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깊이 좋아하기 위해 애쓰는 일.

그게 가능할까?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사랑 가운데 친구와 나누는 우정만이 나를 지탱한다고 믿던 때가 있었다.

분위기를 타서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로 그렇게 믿었다.

나에게 그럴 힘이, 그럴 진심이 남아 있을까?

요즘의 나는 새로 만난 사람을 의심하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쉽게 호감을 느끼기가 어렵고,

결국은 다 아무것도 아닐 뿐이라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되어버렸다.

 

달라질 수 있을까.

예전처럼 살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 같다.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