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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생일이 윤일인 사람

  2월 29일 생, 한 해의 예순 번째 날에 태어났다. 4년 만에 맞이하는 생일이 왜 이리 신기한지 모른다.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가 프로필과 배너에 내 생일을 축하한다고 띄워두는 줄은 몰랐다. 언니 말로는 2년 전부터 그랬다는데, 난 마냥 생경하기만 하다. 어릴 땐 2020년이 되면 정말 많은 게 바뀔 거라고 믿었다. 바뀐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더는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내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할 거라는 헛된 기대는 품지 않는다. 일상을 바꾸는 것은 특정한 시간이 아니다. 내 삶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러니까 기대라는 이름의 절박한 현실 도피를 마음에 품은 채로, 자아 외적인 것에 행복을 기대하며 책임을 위탁해서는 안 된다. 그걸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값진 생일 선물이 되겠지. 생각해 보면 생일이란 건 누군가의 축하 속에 있을 때에만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그 누군가가 타인이든, 나 자신이든 간에. 2월 29일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남기기 위해서, 진심을 담아 축하의 말을 보낸다. 생일 축하한다 나 자신아. 24년 28년, 32년, 36년, 40년… 아직 한참 남은 긴긴 시간을 계속해서 달려보자꾸나.